트럼프 행정부가 기혼 가정의 전업 육아를 연방 보육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미국 내 복지정책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현재 검토되는 방안은 확정된 현금 지급제도가 아니라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보육·개발기금(CCDF)의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규정안이다. 미국에서 논의되는 핵심 쟁점은 한쪽 배우자가 일정 시간 이상 경제활동을 하는 동안 다른 배우자가 가정에서 자녀를 직접 돌보는 경우에도 정부의 보육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여부다. 초안에 따르면 한 배우자가 주당 최소 35시간 근무하고 다른 배우자가 자녀를 돌보는 기혼 가정이 새로운 ‘부모 직접 보육’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소득 기준은 기존 CCDF와 마찬가지로 주별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보도된 자료에서는 일반적인 지원 규모가 자녀 1인당 연간 약 9,000달러 수준으로 제시됐다.
문제는 새로운 대상에게 지원할 재원이 기존 CCDF와 같은 재원이라는 점이다. CCDF는 당초 저소득·저소득 근로가정이 보육비를 부담하면서 직장이나 교육·직업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연방 프로그램이다. 현재 지원을 받는 가정 가운데 상당수가 취업한 한부모 가정인 것으로 집계돼 있어, 지원 대상이 확대될 경우 기존 수혜자와 보육시설에 돌아가는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CCDF는 현재도 각 주정부 등을 통해 저소득 가정의 보육비를 지원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형평성 논쟁의 핵심은 가족 형태에 따른 지원 기준이다. 이번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결혼한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전일제로 일하고 다른 사람이 자녀를 직접 돌보는 가정은 새로운 지원 범주에 들어갈 수 있지만, 같은 경제적 상황이라도 결혼하지 않은 동거 가정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한부모 가정 역시 이번에 제안되는 새로운 범주에 자동으로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소득 수준뿐 아니라 혼인 여부와 가정 내 돌봄 방식이 연방 보육지원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
반면 일부 민주당 주정부에서는 이민신분과 관련한 별도의 주정부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는 연방 복지제도에서 이민신분 때문에 제외되는 일부 비시민권자를 대상으로 주정부 재원 현금지원 프로그램인 CAPI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정한 연령·장애·소득·자산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의료 분야에서도 캘리포니아는 이민신분과 관계없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주민에게 주정부 차원의 지원을 제공해 왔다. 다만 연방 및 주정부의 정책 변화로 2026년부터 일부 비합법 체류 성인의 신규 Medi-Cal 가입 등이 제한되는 등 지원 범위 역시 고정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미국의 복지정책을 단순히 ‘트럼프는 기혼자만 지원하고 민주당은 모든 저소득층을 지원한다’는 구도로 규정하기에는 실제 제도가 복잡하다. 보다 정확한 차이는 **어떤 조건을 복지의 우선 기준으로 설정하느냐**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구상은 근로와 결혼, 가정 내 직접 육아를 결합한 가정에 기존 보육재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고, 일부 민주당계 주정부 정책은 이민신분과 관계없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주민에게 주정부 재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결국 논쟁의 중심에는 한정된 복지재정을 누구에게 먼저 배분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놓여 있다. 전업 육아를 선택한 기혼 가정도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정해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와, 기존 보육지원의 주요 수혜자인 한부모·근로가정의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가 맞서는 구조다. 특히 새로운 지원 대상이 기존 CCDF 수혜자의 몫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는지, 결혼 여부를 복지 기준으로 삼는 것이 타당한지, 그리고 주정부별 이민자 지원정책과 연방정부의 가족지원정책 사이에서 어떤 형평성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가 향후 미국 복지정책 논쟁의 주요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